Present/일기상자 | Posted by walkingcat 2017. 5. 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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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14

신발끈이 풀리면 나를 생각하는 누군가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엄마겠지.


17.04.02

어릴적 미사시간엔 특별히 기도 할게 없었던 것 같다.

삼십년쯤이 지난 지금은 지도할 것이 두개 아니 세개쯤 생겼다.


17.03.27

두고 온 것이 아까워 지금 가진 걸 버렸다.

조금 전 버린게 아까워 두고 온 걸 포기하려 했는데

그렇겐 안되더라.


17.03.27

채우려 해도 채울 것이 없다.

그래서 그냥 만족이라 부르기로 했다.


17.03.27

단순함의 극단으로 갈 수록 의도로 유도하는 힘은 약해진다


17.03.24

지금 네가 나에게서 실망스럽다 느끼는 것은

이미 내가 너에게서 느꼇던 것과 별반 차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너의 그 모습을 내가 감싸 안아야 할 것이라 생각 했겠지만

너는 나의 그 모습을 화를 내어서는 안될 그의 개성이라 생각했을런지도 모른다.

내가 너 보다 조금 더 먼저 생각했을런지도 모르지만,

너는 나를 알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17.03.24

창 밖의 점이 선이 되는 이유는 내가 취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택시가 내 생각보다 빨라서 일지도 모른다


17.03.21

사실이 사실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옳고 그르던간에 내가 내 뱉음으로써 새로 탄생한 사실마저

내가 쓴 마지말 글자와 마침표 사이에 너는 너무도 많은 문장을 쓰려고 한다.


17.03.18

내 차 조수석에 앉아 봤다.

내 오른쪽 얼굴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17.03.16

딱딱한 나무 같다

껍질이 거친 나무 같다

아무렇지 않은듯 홀로 무심히 서있는 나무 같다


17.03.15

시간이 하염없이 내린다

눈 내리는 소리와 같은 무거움 속에 서있다



17.03.01

늦음 밤

밤보다 더 까만 산은

입체감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