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일기상자 | Posted by walkingcat 2017. 3. 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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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8

가만히 크지 않은 숨을 쉰다

들이 쉰 숨보다 내쉰 숨이 많다

축 늘어진 나의 두께는 세번 내쉰 숨 만큼 꺼졌다


17.02.27

배울점이 있는 사람이 필요 했던 것 같다

모든 사람은 새롭고 내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기에

누구를 만나든 즐거울 것 같았다

그런데 변화하지 않고 발전하지 않는 사람과는 한계가 있었다

더이상 새로움을 기대 할 수 없는 사람이었기에

떠나야만 했던 것이 아닐까

혹은 내가 더 이상 새로움을 주고 있지 못했기에,

나의 이기심이고 자만이지만 나를 위해 그래야만 했다.


17.02.26

오늘 잠이 드는 순간

내일의 영혼의 씨앗을 심고

오늘의 나는 죽는다.


17.02.17

시간은 길이를 잃었고 하늘은

소리는 방향을 잃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품만에 안겨 그사람의 심장 뛰는

소리만 들리는 기분


17.02.12

책 한권과 노트북이 겨우 마주 펼쳐지는

작은 카페 테이블에서

여자가 보고 있는 화면의 얉은 두께가

왜이리 불안해 보였을까

그 현실의 얇음이 나중 날의 보이지 않는 큰 벽으로

자라지 않길 바람


17.01.27

방해하는 경향에 되려면 우선 방해 받아야 한다


17.01.18

감정에 관해 밑도 끝도 없이 써보는 글


저는 가슴과 얼굴 사이가 꽤 먼 것 같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이 가슴에서 새어나가

표정으로 핀다고 보면 말이죠.


의지와 상관없이 새어나가는 많은 감정들이

쇄골사이 좁은 길을 오르기도 전에

얼른 갈무리 하는데 능숙하다 보니

조금 표정이 부족한 사람이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소모하지 않아

바래진 앨범처럼 간직한 감정이 다른 사람보다 많을테니

감성은 더 풍부하진 않을까요.


17.01.17

숫자로 이야기하고

귀책을 메일로 쓰는건 익숙해져 버렸는데

내 생각 한줄 쓰는덴 어색한건지


17.01.16

갈 수는 있으나 돌아올 수 없는길

차라리 몰랐으면


17.01.05

나름 꽤 많은 어휘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가끔 빈 종이를 앞에 두고 몇자 적어볼라치면

생각이 묻어나오는 문장이 아니라

몇번을 읽어봐도 그저그런 평범하지도 못한

한 줄이 올라와 있다

좋은 글에서 접하는 그런 문장은

사람의 깊이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다


17.01.02

남들이 다 하고 있는 걸 하고 있지 않음을

부끄러워 하지 말자

그 시간 동안 난 남들이 하지 않은 걸 할 수 있으니

수많은 보편적 가치가 있지만

혼자서 다 갖을 수 없다는게 사실임을 먼저 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