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5.15
순수함의 색이 바래지는건 언제일까?
바래진다고 해야하나 스스로 바랜다고 해야하나
16.04.28
가로등만 빛나는 밤길에
버스 유리창에 맺힌 빗방물은
괜시리 지난 생각에 빠져들기에
좋은가보다
16.04.27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덥거나 뜨거워지진 말고
16.04.18
벚꽃 같은 신부와 수없이 겹쳐진 하객들의 박수 소리는
봄의 햇살아래 꽃잎으로 날리는 불꽃놀이 같다
16.04.16
나는 옳지 않다. 그리고 내가 들은 것 중에도 옳은 것은 없다.
타인도 옳지 않다.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지 않다.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타인의 이야기를 아무리 많이 모아 보았자
그 안엔 정답은 없기에 누군가에게 정답을 가르치려 하지 말자. 그건 오만이다.
그래도 타인의 이야기를 항상 구하자. 어딘가엔 완성 된 정답이 있길 바라면서
16.04.10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중독이었다
그 시간동안 너는 나보다 먼저였고
그래서 내가 없었다
지금은 내가 없던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것들이
내가 떠나간 시간을 알리며 나를 흔든다
16.04.05
도로가에 앉아서 하릴없이 차 지나가는
소리 듣는 것도 좋음
16.04.04
날카롭게 내 손으로 끊어낸 붉은 다발을
이어진 가닥이 남았을까 돌이키는 시선을
아직 두 팔에 두 다리에 내 어깨와 가슴과 머리칼 끝에
엉켜 남아있는 투명한 거미줄 처럼
그게 무어라고 버리지도 풀어내려 하지도 않고
여기저기에 걸려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드는지
16.03.31
옅은 꽃잎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게
청록은 잠시 눈을 더 감고 있다
16.03.31
퇴근길, 내 머리 위의 하늘이
얼마나 높을까 궁금해지는 하루
오늘따라 보기 좋네